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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X100] 눈 오는 밤


요즘 허리가 아파서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카메라를 안 들고 다닌다는 건데

오후부터 내린 눈이 밤까지 5cm 넘게 쌓일 줄은 몰랐는데,

퇴근하고 나니 어찌나 이쁘던지,

회사 수도 계량기가 두대나 터져서 한 끼도 못 먹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몸으로 퇴근했음에도

카메라만 챙겨 들고 바로 평촌 중앙공원에서 눈 사진을 찍었다.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흰 눈의 눈부심이었다.

마스크에 안경에 모자까지 쓰니 앞이 하나도 안보인다. 이 놈의 입김 ㅠㅠ

그래도 이럴 때 X100은 최고의 카메라다.

대신 1시간 조금 덜 되게 찍다가 다리가 후들거리고 진짜로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어

식당으로 향해서 얼큰한 밥을 사 먹으니 이제 살 것 같았다.

사진이 맘에 든다.

조만간 휴가 하루 써야겠다.

회사일로, 집안일로, 내 몸 상태도 모두 스트레스 가득이다.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