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Canon EOS 3를 들고 다녔다.
처음에 EOS 3를 구매한 이유는
인물사진을 찍기 위해 AF 필름카메라를 산 건데
인물사진을 안 찍게 되면서 팔았고
환상적인 셔터음을 잊지 못하고 두 번째 EOS 3를 들였던 기억이다.
니콘 F100 필름 카메라도 있지만 50mm f/1.4 렌즈 하나만 있었고
캐논은 5D에 쓰던 렌즈들이 몇 개 있어서
니콘 렌즈를 살까 EOS 3를 살까 고민하다가
캐논 EOS 3를 샀었다.
EOS 3의 셔터음은 지금까지 써 본 모든 카메라 중 최고다.
그리고 선과 곡선의 조화로 이루어진 디자인 또한 멋지다.
내장 플래시가 없는 걸 선호하는데 조금은 비싸지만
너무나 못생긴 EOS 5와는 차원이 다르기에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오랜만에 들른 동작대교다.
왼쪽에 달이 예쁘게 떠 있는 늦은 오후였는데
광각으로 담다 보니 너무 작게 찍힌 듯하다.
겨울날 일몰 즈음 물드는 색이 정말 예쁘게 담긴 것 같다.
늦은 오후, 회현역 근방 도시 풍경을 담으러 나갔는데
생각보다 더워서 이 겨울에 땀이 뻘뻘 나는게,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패딩에 땀이 계속 흐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날이었다.
회현역 주변을 찍다가 지쳐서 이르게 집에 오는데 뭔가 아쉬워서
집 오는 길에 있는 동작역에 내려 동작대교에서 일몰시간을 잠깐 구경하다 다시 집에 왔다.
전 날 날을 새는 바람에 오후 늦~게 일어나 꼼지락 대다가 일몰즈음 씻지도 않고
카메라 가방만 챙겨 들고 나왔다.
예상과 달리 일몰색이 어찌나 예쁘던지
한참을 하늘만 바라보다 온 날이다.
옥수역 한강공원에 갔다 왔다.
처음 가는 곳이라 좀 헤매긴 했지만
스모그 낀 오후 한강 풍경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원래 계획은 한강길을 따라 일몰까지 보고 올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인 것 같아서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내 첫 직장이 있었던 경복궁역 통의동에 다녀왔다.
아마도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찾아갔는데 많이 변해가고 있는 듯했다.
엊그제 영화 '최악의 하루'를 다시 보면서
남산과 서촌이 당겨서 간 거였는데,
예전에 자주 가던 커피숍도 사라지고, 미술관도 사라지고,
건물들도 허물고 세우고를 반복하는 풍경이었다.
시간이 꽤 흘렀다는 걸 느꼈다.
수년 전 느꼈던 통의동의 느낌은 전혀 느낄 수가 없어
동네나 한 바퀴 돌다 돌아왔다.
원래 통의동에서 필름 한 롤을 다 쓸까 했었는데
통의동에 실망하고
수리 맡겨 놓았던 올림푸스 OM-4Ti가 수리가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아서
카메라를 찾을 겸 수리점이 있는 충무로로 향했다.
거금을 내고 고쳐진 필름카메라를 받아 들고 잠시 고민했다.
남은 6컷을 다 찍고 필름을 맡길 것인가,
그냥 내일 다른 걸 더 찍을까,
그래도 찍어왔던 컷들이 궁금해서
맡기는 현상소가 있는 동대문역사박물관 역 주변에서 남은 필름을 찍었다.
Black Mist 필터를 사놨었는데
50mm 1.4 렌즈에 물리고 찍어 보았다.
근데 필카로 찍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5D에서 다시 테스트해봐야겠다.
오늘 코닥 필름의 필름가격이 최대 40% 인상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원래 3월 초 인상 예정으로 들었었는데 1월 16일에 인상된단다.
지금도 한 롤당 2만 원 안팎인데
여기서 4,000원 안팎으로 더 오른다니.
물론 필름사진을 계속 찍겠지만
봄이 올 때까지 거의 안 찍지 않을까 싶다.
찍더래도 흑백필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