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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사진 - 한 롤 이야기

(필름사진) 한 롤 이야기 (Kentmere100)(Olympus OM-4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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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반 만에 필름 한 롤을 다 찍고 스캔본이 나왔다.

원래 컬러필름을 찍으려고 했는데 아직은 겨울이기도 했고 딱히 컬러필름으로 찍을만한 상황이 없을 것 같아서

흑백필름을 한 롤 더 찍었다.

하긴, 봄이 오면 흑백필름 찍을일이 또 없겠지.


한 달 반에 한 롤 이다보니 이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럴 땐 좀 허무하다.

얼핏 기억엔 아무 쾌청하고 추운 날 뜬 낮 초승달을 찍은 것 같다.

 

 

 

 

 

 


새로운 사진 모임에 가입해서 첫 출사를 나갔었는데 세운상가 쪽이었다.

거기에서 잠깐 필름으로 한 컷 찍었다.

 

 

 

 

 


문토라는 곳에서 누군가 모임을 진행했는데 이상한 사람이었다.

시작이라 단 둘이 나갔는데 키가 정말 크고 35살이었는데

모임은 자기가 만들어놓고 나한테 모든 걸 은근슬쩍 떠넘겨서 뭔가 느낌이 안 좋은 하루였다.

사진 찍은 통의동도 자기는 아는 곳 없다고 자꾸 나보고 알아보라고 해서 만나자고 한 곳이고

그냥 그렇게 이 날은 내가 진행자가 되버렸다.

모임 진행하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나름의 시간을 보냈다.

이날 꽤 추웠지만 햇살이 맑아서 골목길을 돌며 몇 장 찍었다.

 

 

 

 


쌀쌀한 바람을 쐬고 나서 며칠간 몸이 살짝살짝 으슬으슬했고

날씨도 뿌옇게 흐린 날이 계속돼서 사진을 안 찍다가

이 날은 하도 답답해서 오랜만에 필름사진기를 들고나간 날인 것 같다.

근데 몸도 마음도 찌뿌둥해서 사실 몇 장 찍지 않았던 것 같다.

 

 

 

 

 


요즘 올드디카, 포인트 앤 슛 디카에 빠져 매일매일이 사진 찍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최신 폰카나 고성능 2000만 화소의 DSLR과 미러리스는 전혀 들고 다니지 않는다.

이 날은 올드디카 하나랑 필카를 들고 나왔는데

디카로 찍으면서 흑백필름으로도 몇 컷 남겨보았다.

 

 

 

 

 


새로 가입한 사진 모임에서 두 번째 사진출사가 있어서 필카를 들고 참석했다.

후암동 골목을 걸으며 몇 컷 찍고

오랜만에 사진모임 뒤풀이에 참석했는데

피곤하기도 했고 술도 알딸딸하게 취했다.

밤에 너무나 추워서 돌아오는 길에 고생 좀 한 기억이 있다.

경기도민은 서울 모임에서 뒤풀이 하기가 역시 힘이 든다.

 

 

 

 


이 날은 오후에 어찌나 날씨도 포근하고 햇살도 따스한지

같이 가져간 올드디카로도 많이 찍었지만

같이 가져간 필카로 남은 흑백필름을 마구마구 다 찍은 하루였다.

이런 날이 많았음 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던 하루였다.

 

 

이제 날씨도 봄날씨 같고

한두 번의 추위가 지나고 나면 봄기운이 돌겠지.

흑백필름으로 인물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이젠 그럴만한 내 사진 인맥 영역은 없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풍경사진을 찍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인물사진을 찍을 만큼 같이 모여서 사진 찍을만한 사람이 다 흩어지고 없을 나이다.

나는 그 시작점에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인물사진모임이나 모델사진, 프로필사진, 그런 건 전혀 당기지 않는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사진 지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니며 추억으로서 서로의 인물사진을 찍고 싶은 것이다.

그런 흑백인물사진을 찍고 싶은 건데 이건 뭐 이런 얘기 나올 때마다 이렇게 부연설명을 해야 하니 귀찮아서

어디 가서 얘기조차 꺼내지 않는다.

어쨌건 이번 겨울 흑백사진도 이번 롤로 끝이다.

이제 따스한 봄기운을 담을 컬러필름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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