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빨리 찾아와 느낌상 숨 가빴던 벚꽃 시즌이 끝나고
뭔가 좀 여유롭다랄까?
오랜만에 안쓰던 자동 필름카메라를 꺼내어 보았다.
Canon EOS3.
EOS3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찍을 때마다 전율을 느낄 수 있는
경쾌한 셔터음이다.
정말이지 이 셔터음 한 번이면 세상 모든 풍경을 다 가진듯 만족감이 최고가 된다.
수동필름카메라로 찍으면 한 롤 다 찍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자동필름카메라로 찍으면 신기하게도 더 쉽게 한 롤을 찍게 된다.
이번 롤도 몇 시간만에 한 롤을 뚝딱 찍어버렸다.
흐린 날이었다.
투명한 빛은 없었지만
차분한 빛의 세상 풍경은 나름의 분위기가 있어 참 좋다.
이렇게 흐린 날 사진을 찍는 건 맑은 날보다 훨씬 어렵다.
노출이 평이하기 때문에
사진의 포인트를 강조하는데 더 많은 센스가 필요하고
노출도 붕 뜨는 경우가 많아
사진찍기 상당히 힘든 날이긴 하다.
셔속이 잘 나오지 않는 탓에
평소 감도 100으로 찍던 포트라 400을 박스감도 400으로 찍은 날이다.
그러함에도 노출이 뜨거나 흔들린 사진도 보인다.
렌즈는 대부분 EF 100mm F2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