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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사진 - 한 롤 이야기

(필름사진) 한 롤 이야기 (코닥 포트라 400)(올림푸스 OM-4Ti)

최근 두 달간 필름사진을 찍지 않았다.

봄의 절정이 끝나고 디지털로만 사진을 찍으며 다녔다.

오랜만에 필름카메라를 들고 이촌으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이촌 한강시민공원의 미루나무길을 너무나 걷고 싶었다.

오늘 날도 좋았고 사진도 찍을겸 오후에 이촌한강시민공원으로 향했다.


 

 

이촌역 4번출구로 쭉 직진하면 이촌한강시민공원이 나온다.

저 앞 지하도만 지나면 한강공원이 나온다.

 

 

 

지하도를 나오자마자 능소화가 피어있었다.

첫 컷은 과감히 노출실패 ㅠㅠ

 

 

 

 

바로 앞에 미류나무 길이 바로 보인다.

청량한 푸른 하늘 높이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를 보니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미루나무길 옆으로 나무가 참 예쁘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돗자리 펴고 쉬고 싶은 풍경이다.

 

 

 

한참을 미류나무길을 걸어본다.

바스락 거리는 미류나무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개망초도 한창이라 한 컷 찍어보았다.

 

 

 

 

저 앞쪽에 한강대교와 노들섬이 보인다.

 

 

 

 

반대편으론 동작대교가 보인다.

 

 

 

 

미루나무길은 한강대교와 동작대교까지 쭉 이어져 있다. 걷기 좋은 길이다.

 

 

 

 

한강이 옆에 흐르니 강변에 나무 나무마다 앉아 쉬기 좋은 벤치가 계속 있다.

 

 

 

 

강변으로 내려갈 수도 있어 몇 장 찍어 보았다.

 

 

 

 

강변 반대쪽엔 자전거 도로가 있다.

 

 

 

 

걷다 보니 동작대교 앞에 도착했다.

 

 

 

 

다시 뒤돌아 걸으며 꽃을 찍어본다.

개인적으로 서울을 싫어한다.

복잡하고 사람 많고 차 피해 다니기 싫고 온갖 경적소리와 소음이 너무나 싫다.

하지만 동작대교와 이촌한강시민공원은 즐겨 찾는 곳이다.

서울 남단이라서 동네 사람들 말고는 붐비지도 않고

조금 옆 잠수교 쪽까지 가지 않는다면 한산하고 산책하기 참 좋다.

나에겐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 증상이 생겼다.

진료는 받아보지 않았지만 광장공포증은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사람 많은 곳에만 가면 한 순간도 견딜 수 없어 도망치듯 빠져나오곤 하며 웬만하면 그런 곳엔 안 가려 한다.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는 같은 맥락의 증상 같다.

그래서 서울 골목 출사라던가 서울 도심 출사를 나가면 뭔가 마음이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져서 기운이 빨리는 느낌이다.

자연을 좋아하고 숲과 나무, 꽃, 바다, 강 등을 좋아하는 건 증상과는 별개로 유년시절부터 좋아했던 것들이다.

아주 어릴 적 난 바다를 보며 꿈을 꾸었고

산 정상에 올라 역시 꿈을 꾸었다.

나는 자연이 좋다.

도시에 살고는 있지만

그나마 아직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남아있는데 감사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이 점점 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수년 전 좋았던 자연은 지금은 공사장과 아파트 단지로 변한 곳이 정말 많다.

사실상 지금은 지방으로 떠나지 않는 한 인공자연이 아닌 원래 자연을 보긴 힘들어졌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진을 찍으며 내 자연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져 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