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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나는 취미사진엔 더 이상 관심이 없다 (Nikon D700)

 

 

나는 현재 취미사진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상 사진이 취미인 것에 거의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현재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사진기를 든 것 같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뭘 좀 하고 싶어서 사진에 접근하는 방식이랄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릴스나 동영상, 블로그용 사진 등,

사진 그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다른 걸 하는데 사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진에 접근하는 요즘 같다.

그래서 나는 요즘,

취미가 사진이라는 사람을 예전만큼 반겨지지가 않는다.

수년 동안의 경험상,

사진 그 자체에 관심이 있어 사진기를 사고 사진을 찍고 보정하고 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주변에야 그런 사람이 있긴 있었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은 아니었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이라는 장르엔 큰 관심이 없다.

사진을 도구로 다른 것에 관심이 더 있다.

시대의 흐름 같다.

취미사진.

이제 취미사진이란 말은 사라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취미로 사진 하는 사람들은 젊은 층에선 거의 없다.

있다면 60~70대 사진 하는 세대뿐이랄까?

요즘 20~30대, 혹은 40대 까지도 휴대폰 폰카와 동영상이 새로운 사진의 장르로 자리 메겨져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취미가 사진이냐고 묻는다면, 좀 황당한 질문 아닐까?

그렇다고 카메라를 들었다고 사진이 취미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그렇지 않고 다른 것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여행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기 위해, 그리고 블로그 맛집이나 여행지 홍보글 게시를 위해,

모두가 사진기를 든 요즘이다.

나는 그래서 몇 해 전부터 사진 자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순수사진'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순수사진을 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

나는 사진으로 광고하고 홍보하고 계정을 키위고 동영상으로 구독자를 모으는 등,

그런 것에는 아직까지는 관심이 없다.

물론 나도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시작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나는 순수사진을 찍는다.

사진 그 자체에 대한 사진의 관심.

나는 더 이상 취미사진 하는 사람들에겐 관심 없고,

순수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사진 소통을 하고 싶을 뿐이다.

오직 사진 그 자체가 목적인, 사진을 잘 찍고 느낌을 살리고 싶은 노력,

이런 고민을 하며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에 관심이 있다.

또 그런 사진들이 좋다.

더 이상,

시기마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포인트 인증사진들, 손발이 오그라드는 한국식 연출 사진과 동영상들,

똑같은 사진에 인물만 다른듯한 인물사진의 끊임없는 반복,

이 모든게 결국 관심을 더 받으려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비슷한 사진들이 자꾸 올라오고 의도와 상관없이 노출되어 보게 되니 이제 좀 짜증이 난다랄까?

짜증이 나는 건 내 개인적인 이유일 수 있다.

나는 사진 다운 사진을 보고 싶은데 전혀 그런 사진이 올라오지 않으니까 그렇다.

대한민국 인스타 추천 계정들의 사진과 릴스들을 보면 백 프로 다 비슷비슷 사진과는 무관한

위에서 말한 다른 이유에서의 사진과 동영상들이다.

이런 류의 사진과 동영상만 끊임없이 올라오다 보니 그게 대한민국 사진과 영상의 흐름이 된 것 같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나와는 맞지 않는다.

더 이상 국내에서는 순수하게 사진만을 위한 사진계정을 찾기도 힘들고 해서 외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핫포인트 인증사진들, 소개 사진, 소개 영상들이 너무 보기 싫어져서 인스타그램 열흘간 하지 않았다.

오늘 다시 들어가 보니 생각이 확고해졌다.

원하는 사진만 볼 순 없지만 보기 싫은 사진이나 영상은 안 볼 수 있다.

그것보다 우선,

나는 인스타그램보다는

이곳, 내 홈페이지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결국, 사진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찾아볼 수 있고

그랬을 때 추억을 되짚어 볼 수 있을 때,

진짜 좋은 사진이 아닌가 싶다.

이 생각은 

내가 사진을 처음 시작했던 20대 후반부터 줄 곧 변하지 않는 생각이다.

나는 취미사진을 하지 않는다.

나는 순수사진을 찍고 내 일상의 사진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