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필름 한 롤을 찍었다.
아무래도 장마철이었기에 필름으로 많이 찍을 수 없었다.
서래섬에서 인물출사가 있던 날,
미리 가서 동작대교 근처를 담았다.
빰을 뻘뻘 흘린 기억이 선명하다.









길었던 장마 기간 속 쾌청한 날 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을 걸었다.
햇살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다.
이 길은 작년 가을 이후 처음이었다.
디카와 올림푸스 35RD를 가져갔었는데
단일 화각(40mm) 가벼운 필름카메라라서 정말 산뜻하게 찍었다.





수국을 찍으러 혼자 서울숲에 갔었다.
가져간 디카로는 수국을 찍고
필카로 아래 두 컷을 담았다.
서울숲 만남의 집 옆에 빨간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데
그를 둘러싼 작은 화단엔 늘 예쁜 꽃이 만발해 있어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가 오던 날,
비 내리는 숲 풍경을 찍고 싶어서 나갔는데
막상 도착하니 해가 뜨고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요즘 장마는 장마라기보다는 우기 같다.
예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여름 날씨다.

비가 온 뒤 안개와 구름이 가득했던 날이었다.
이따금씩 해가 구름 사이로 해가 고개를 내밀던 날.
늘 찾는 곳에서 휴식 겸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사진 모임에서 알게 된 지인이 평일에 사진을 찍으러 가자고 해서 통의동과 서촌을 함께했다.
근데 필카로는 정작 아래 한 컷 밖에 찍지 못했다.
사실 사진을 찍기 보다는 서로 한두 번 밖에 안 만난 여자 동생분이라 대화가 주를 이뤘던 날이었다.
다음에 또 같이 사진 찍을것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길고 길었던 한 달 간의 장마기간이 끝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름날다운 멋진 구름이 펼쳐진 날이었다.
하루 종일 구름에 취해 사진을 찍었다.
물론 폭염 또한 같이 찾아왔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초점이 돌아간 상태로 찍혔다.
참 아쉬운 사진이지만
디카로도 같은 장면을 찍어서 다행이다.


필름이 몇 컷 남지 않아 잠깐 고민을 했다.
다음에 더 찍을까? 아니면 오늘 아무거나 대충 찍고 현상소에 맡길까?
결론은 후자로,
현상소 근처 DDP에서 남은 필름컷을 찍고 현상소로 향했다.




지난봄에 사놓았던 필름이 다 떨어져 간다.
이제 남은 건 컬러네거티브 2 롤, 흑백 2 롤뿐.
여름이라 필름으로 찍으면 한 두 달 정도 더 지나야 남은 필름을 다 찍을 것 같긴 하다.
필름값이 이젠 부담이 꽤나 크다.
그래서 필름을 새로 주문할 때면 참 고민이 많다.
싼 필름을 살까? 아님 늘 쓰던 고급필름을 쓸까?
근데 사실상 가격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높은 가격대에서 비슷비슷하다.
싼 필름이래도 18,500원 정도니깐 사실상 싼 필름이라고 말하긴 어려워졌다.
난 코닥 포트라 160VC 마니아였다.
필름으로 인물사진만 찍던 때라 그랬었다.
근데 인물사진을 접고 일상풍경을 찍다 보니
코닥 포트라 400이 최애 필름이 되었다.
후지는 안 쓴다. 예전에도 후지는 쓰지 않았었다.
오직 코닥과 흑백필름은 일포드를 쓰는 나에게 필름사진이란
필름이 계속 생산되고 필름카메라가 고장 나지 않고 필름 현상소가 계속 운영을 할 때까지
내 사진의 최우선은 언제나 필름사진이다.
어쩌면 지금 현재 나는
필름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가끔씩 조금밖에 찍지 못하는 필름사진이지만
여전히 나에게 사진은 필름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