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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지금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그런 후 마지막에 자신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가족들의 얼굴과는 달리 자신의 얼굴은 잘 떠올려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된다는 건 뭘까?

아직도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건 본인 스스로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얼굴도, 자신의 표정도 잘 떠올리지 못하는 내가 진정 나를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건 내 주변 사람일 것이다.

내가 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그 동안 내가 되기 위해 살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을 가졌다고?

내가 벌 수 있는 만큼의 돈을 벌었다고?

아니다. 

무엇을 소유한다고 내가 되는 것이 아니다.

꿈과 희망, 그리고 이상도 모두 버려버린 채

무언가를 소유해야만 하는 삶에 등 떠밀려 살아오고 있진 않은가?

 

 

 

 

 

 

 

 

 

버려야 한다.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 자신의 발끝을 바라보자.

모든 것은 머리와 심장이 아닌 발끝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도,

어딘가를 가기 위해서도,

그 시작은 언제나 발끝으로부터 시작되고 발끝으로 마무리된다.

사람들은 머리와 심장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나를 움직이는 건 내 몸의 가장 낮은 곳, 발끝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나의 삶은 내가 걷는 발걸음 그 자체이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괘변인가 싶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집을 장만한다고 해서,

돈을 많이 모은다고 해서,

갖고 싶은 차나 전자제품을 가진다고 해서,

내가 되는 것일까?

내가 되는 것은 소유가 아니라 버림이다.

더 많은 것을 버리고 더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진정 내가 되어가는 시작이고

그 첫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이다.

 

 

 

 

 

 

 

꿈과 희망과 이상은 나의 완전한 모습을 대변한다.

하지만 원초적인 움직임은 머리와 가슴이 아닌 발걸음이다.

내 몸의 가장 높은 곳이 아닌 

내 몸의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내가 되어야 한다.

 

 

 

 

 

 

 

 

 

버리자.

내려놓자.

규범화된 사회의 규칙 속에서 비슷비슷한 누군가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 규범을 깨고

진정 내가 바라고 이루고 싶고 꿈꿔왔던 내가 되길 바라는가?

 

 

 

 

 

 

 

 

 

모두가 꿈과 이상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 지금,

그것을 옳아 메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자.

힘겨운 삶, 치열한 삶, 쫓기듯 바쁜 삶은 무엇이, 누가 만들어 놓았을까?

무엇을 쫓으며 살아가는가?

진정 내가 내 모습을 단숨에 떠올릴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한 삶은 무엇일까?

 

 

 

 

 

 

 

 

최소한의 돈과

최소한의 소유,

그러함으로 인해 더 많은 나 혼자만의 시간을 얻는 것.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날수록 나를 가꿀 수 있는 시간은 늘어간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누구에게도 갈 수 있으며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소유욕만 버린다면

사회 규범만 벗어나

나만의 삶의 테두리를 만들며 지낸다면

진정 내가 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나 또한 반드시 그럴 이유가 없다.

어쩌면 나에겐 방 한 칸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남들처럼 차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나도 반드시 차를 몰아야 하는 건 아닐 테다.

집과 차를 얻기 위해 투자하는 나의 시간을

내가 되기 위한 시간으로 투자해 보자.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내 발걸음은 그것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결혼식은 반드시 올려야 하는가?

체면은 항상 지켜야 할까?

남들의 시선을 늘 의식하며 지내야 할까?

겨울 옷은 비싸고 좋은 것만 사서 입어야 할까?

남들의 시선에 쓸데없이 내 삶을 투자하지 말고

옷은 상을 치를 때 입을 검은 양복 한 벌 이면 될 것이다.

 

 

 

 

 

 

 

 

 

내 꿈은 사진가이다.

해외도 아니고 국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싶다.

진정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일상사진가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최소 30평 넘는 아파트도 필요치 않고

최고급 승용차도 필요치 않다.

나에게 필요한 건 최소한의 생계유지 비용 벌이와 

그보다 더 중요한 여유 있는 시간의 확보인 것이다.

남들처럼 연봉 올리기에 바쁘면 나는 사진을 찍을 시간을 얻지 못할 것이고

그저 사회 규범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아등바등 사는 직장인이 될 뿐이다.

버리면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버려야 한다.

소유로부터 멀어지고

시간적 여유라는 가장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

사회 규범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지금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며 나에 대해서 아무 말이나 한마디 해보자.

무작정 튀어나오는 말속에 자신은 없고

내가 내일 싸워야 할 투쟁만이 존재할 것이다.

내일의 의무를 버리고

내일 진정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버리고 내려놓아

내가 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내가 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버리고, 내려놓고 나면 할 수 있다.

 

내 삶은

내가 되기 위해 시간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