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 4. 24.
봄에 만난 사람
길을 계속 걸었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지난주처럼, 지난달처럼, 오늘도 길을 걸었다. 사진기를 들고. 오늘은 사진 찍는 18년 동안, 혼자서도, 그리고 그 누구와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오늘 걸었다. 지난 3년간 가족과 고향 친구만 빼고 아무하고도 연락 안 하며 지냈던 고독의 나날들.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병, 그 고통과 혼란들을 모두 나 혼자 감당하며 혼자 지내는 게 어쩌면 내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결정내리며, 모든 관계를 끊고 벗어나 혼자 지냈던 지난 2~3년 동안처럼, 오늘도 변함없이 나는 걸었다. 오늘도 걸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났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었다.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서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서 서로의 시간과 공간이 변하고 변하고 의지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