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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무보정 사진에 관하여

 

 

사진출처: adode korea

 

 

사진을 찍었으면 어떤방식으로든 보정을 한다.

보정의 개념은 통상적으로 카메라나 필름으로부터 나온 사진을 자신의 취향이나 의도에 맞게 색감이나 노출을 조정하는 것인데,

사실 정확히 말해서 보정이란, 원시 데이터(RAW or 현상되기 전 촬영한 필름)를 jpg나 인화물로 뽑아내는 과정을 말한다.

즉, 통상적으로 쓰는 후보정이란 올바른 표현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원래 무보정이란 우리가 흔히 보는 사진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디지털에서는 RAW파일이고 필름에선 노광된 필름 그 자체인 것이다.

우리는 RAW파일을 눈으로 볼수는 있다. JPG로 변환하는 과정을 위해서는 눈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각 카메라 회사에서는 RAW 변환기를 같이 내놓는다.

범용적인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Adobe사의 Photoshop이나 Lightroom에서도 RAW파일을 열고 편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쓰는 보정이나 무보정이란 어떤 의미로 쓰이는가?

내가 카메라로 찍은 최초의 사진을 내 나름대로 재편집하는 작업을 말한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 무보정의 개념이 문제다.

카메라로 찍은 그대로의 파일을 인스타나 블로그에 올릴 때 무보정으로 표현한다.

더불어 필름카메라에서도 스캔받은 파일을 그대로 올릴 때 무보정이란 표현을 쓴다.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그 의도는 알겠으나 그럴때는 자가무보정이란 표현이 정확하겠다.

간략히 그 이유를 설명하면,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카메라는 센서데이터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파일(RAW or jpg)로 만들어내기 위해 변환과정을 거친다.

센서가 읽는 파일은 흑백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컬러로 변환하기 위해 색상필터를 쓰고

디지털의 단점인 모아레현상을 제거하는 과정도 거치며

카메라 회사의 이미지 프로세싱에 따라 각 사의 고유의 색감을 가진 표준 사진 파일이 생성된다.

다 보정의 과정이다.

카메라에서 찍을 때 색상을 찐하게 하거나 콘트라스트를 높이거나 샤프니스를 높이는 등의 설정도

이미 변환과정(보정)의 한 단계이다.

그래서 카메라 회사마다 나오는 결과물의 느낌은 제각각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카메라에서 나온 최초의 파일을 무보정 사진이라고 한다면 그 사진은 촬영자가 찍은 사진인가, 카메라가 찍은 사진인가?

보정은 사진의 기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게 옳다고 본다.

카메라의 설정을 이리저리 만져가며 사진을 찍는 것과

사진파일을 이리저리 만져가며 사진을 만드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고 본다.

무보정 사진이란 표현보다는 널이 쓰이는 원본이란 표현이 보다 적절하겠다.

 

필름 카메라의 경우,

원본사진이나 무보정 사진이란 개념 자체가 불가하다.

아주 쉽게 원본은 현상된 필름으로 이해하면 되고

무보정에 관해서는 이 전 포스팅에서 이미 얘기했다시피

필름은 현상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보정단계로 들어가기 개념이기 때문에 무보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똑같은 설정으로 촬영한 필름이라도 현상과정에서부터 현상데이터에 따라 천차만별의 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스캔과정에서도 스캐너의 종류와 작업자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의 사진결과물이 나온다.

그걸 받고 무보정 사진이라 생각하고 있다면 다른 건 몰라도 그게 잘못된 표현인것에 대해서는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https://blog.naver.com/seizeru/221432341500

 

 

 

 

 

정리하자면,

사진보정은 당연한 것이고 즐거운 일이며 사진생활의 꽃과 같다.

굉장히 매력적인 작업인 것이다.

그렇다고 그걸 보정 안한다고 뭐라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즐기면 된다.

이 포스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보정'의 개념이다.

우리가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사진은 이미 보정의 단계를 거친 사진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보정 사진이란 없다.

사진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모두에서 찍는 순간 이후부터 보정의 단계를 거친다.

찍은 첫 사진을 무보정 사진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건 카메라라는 기계가 만들어낸 첫번째 파일일 뿐이다.

보정, 무보정이 아니라

자가보정, 자가무보정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 되겠다.

 

사진을 즐기는데 많은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충분히 각자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어쨌든, 사진은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