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였다.
고용지원센터와 노동부를 왔다 갔다 하니 하루가 다 간 느낌.
소나기 오다가 푹푹 찌는 태양빛.
안타던 버스 타고 다니려니
내 디스크 증상이 가벼운 게 아니란 걸 체감했다. 버스는 위험하다. 급출발, 급정거, 무적 주행.
내일부터 다시 정형외과 다녀봐야할듯.
실업급여 및 진정서 제출 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골목 조금조금 능소화가 핀 모습이 참 예뻤다.
찍다 보니 생각이 나더라.
사람이다.
사진을 오래 찍어 오다 보면, 특별하진 않았지만
계절마다 떠오르는 좋았던 기억들이 있고
늘 사람과 함께였다.
미워 할 사람 없고
함께 했던 모든 사람은 소중하다.
백수생활 좀 땀 흘리며 즐기며 허리 재활도 신경 쓰고 스트레스 줄이다 보면
다시 직장인을 준비하게 되겠지.
안 쓰던 필카를 올해 처음 꺼내어 몇 롤 남지 않은 필름을 새로 감고 나왔는데
몇 컷 찍다보니,
아! 역시 사진은 필름으로 찍는 맛이지~! 이 생각에 또 빠져든다.
생각이 나서,
사람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연락을 해본다.
변함없이 잘 지내는 소담 소담한 일상 소식에 다행이며 또한 반갑다.
여유로움을 안고 대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은
직장인 스트레스로 가득했던 일상때와는 다르단 걸 느꼈다.
사람 소중한 걸 알아야 할 텐데
자기만 생각하며 지내다 보면 그게 잘 되지 않더라 ( 그간 내가 그리 지낸 듯ㅡㅡ;;)
이제 조곤조곤, 재잘재잘한 속삭임이 들릴듯한,
삶의 여유를 품은 사진을 더 많이 찍으러 다니려 한다.
필름도 다시 주문하고,
필카도 잘 작동되는지 꺼내봐야겠다.
근데 이제 장마 오네~
음, 역시 사진은 비 사진이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