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서 내일부터 진행되는 장미축제에 하루 먼저 다녀왔다.
방문객들도 참 많이 찾아왔다.
어쨌든 결론은 대실망.
이유는,
뭔 공사를 그리 하는지
전혀 좋을 것 없어 보이는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었다.
장미가든이 아니라 포클레인 가든 같았다. 온갖 중장비와 돌덩이들과 흙더미들 사이로 장미축제를 연다.
얼마나 돈을 벌고 싶었으면 공사를 진행중임에도 장미축제를 열려고 했을까 싶다.
장미 정원 주변으로 그 예뻤던 자연스러운 정원의 모습들은 온 데 간데없고
부수고 무너뜨리고 시멘트, 돌덩이들에 흙더미만 퍼다 놓았는지,
이유조차 알 수 없을 공사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마디로,
작년 그 예쁘고 볼 것 많았던 장미가든을 다 망가뜨려 놓았다.
볼 품 없어진 장미정원. 그러함에도 장미축제라고 진행을 한다.
겉으로 봐도 무의미해 보이기만 한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에서
뭔가 구린내가 폴폴 나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서울대공원 맘인걸.
어쨌든,
가든은 사라지고
꽃을 가꾸는 게 아니라 화분에만 신경 쓰는 모습 같은 장미축제는 영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자연이 숨 쉬고 있던 호수 주변길도 죄다 갈아엎고 돌덩이 가져다가 쌓아놓고
무슨 짚발판만 쭈욱 길게 깔아놔서
맨발로 걸어도 기분 좋았던 그 자연적인 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못하는 인간들의 돈에 대한 욕심이 참으로 보기가 싫다.
장미 축제도 결국은 입장료 받고 더 많은 관람객 유치하기 위함 아니던가.
돈 앞에 인간은 자연 따위엔 관심도 없어 보인다.
막말로 가든 안에 세븐일레븐에 식당까지 들어올 판국이다.
서울 대공원은 이제 인공공원이 된 모습이다.
풀과 나무와 새와 자연이 살아 숨 쉬던 모습에
잠시 그 자연을 품고 쉼을 위해 찾아가곤 했었는데
이젠 그게 거의 사라져 가는 모습이다.
뭐 어쩌겠는가?
돈 앞에 자연은 무의미 한 것을...
작년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서울대공원 곳곳은 수많은 공사가 연중무휴 진행 중이다.
사람들 걸어 다니라고 내어놓은 숲 속 산림욕장길을
공사차량들이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해서 차를 피하면서 걸어야 할 정도다.
대공원을 감싸는 산자락 아래로 나 있는 산림욕장길을 이제는 사람이 아닌 공사차량들을 위한 길이 돼버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연을 무너뜨리는 건 인간종 외에는 그 무엇도 없다.
오직 인간종만이 자연, 즉, 지구를 무너뜨리는 존재인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돈이다.
어쨌든,
자연을 사랑하고 그런 사진을 찍는 걸 즐기는 나에게
이번 서울대공원 장미축제는 최악이라고 결론 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