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름사진

베스트 사진 (Agfa APX 100)

이 사진은 내가 정말 맘에 들어하는 사진이다.

 

나는 너무나 추운 나머지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조차 싫어졌던 야외에서

무슨 감정을 품었을까?

나는 오직 하나만을 원하고 있었다.

따뜻함.

온기를 느낄 밖이기 때문에

시선으로나마 따뜻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늦은 오후 햇살마저 차갑고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반짝반짝 거리는 햇살이 내 마음의 온도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난 꼭 겨울이 아니더래도 '따뜻함'을 느끼는 걸 좋아한다.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느긋해지며 나른해지고 그래서 평온한 그 기분을 정말 좋아한다.

아주 어릴 적 양지에서 햇살을 쬐며 미니카세트에서 나오는 팝송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그때도 겨울, 시골집 양지에서 눈을 감고 햇살을 느끼던,

그 행복했던 순간의 추억이 이런 나의 감정을 만든 것 같다.

뷰파인더에서 아른아른거리는 햇살의 흔적을 담은 사진이다.

흑백필름으로 찍었고 나는 이 한 장의 사진 안에 위에 설명한 많은 감정과 기억과 추억까지 담아냈기에

나는 스스로 이 사진을 정말 맘에 들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