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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024년, 우리는 계속 사진을 찍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에 대한 욕구는 더욱 높아져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단어가 엊그제였는데도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봄꽃 놀이에 바쁘다.

이 얼마나 다행인 세상인가?

두려움에 떨게 했던 코로나 19는 종식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해결점을 찾아냈고

완벽하진 않지만 다시 일상을 되찾았다.

세상은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젊은 세대로부터 일어난 빈티지, 올드에 대한 간접 소비일 것이다.

MZ 세대들은 그들이 겪지 못했던 코로나 이전 기성세대들이 누렸던 일상을

빈티지라 부르며 재소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사진이 있다.

 

 

 

 

 

하지만 사진에 대한 소비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00년대를 수놓았던 디카의 붐은 MZ 세대들로 재소비 되고 있고,

기성 사진 취미 세대들은 오히려 갈 곳을 잃어버렸다.

네이버와 다음의 카페 문화로 모였던 사진 모임들은

지금은 극히 일부만이 오픈채팅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도 20~30대 중심이다.

즉, 기존 사진 소비 세대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SNS는 더욱 기성세대들을 나뉘어 놓았다.

안타깝지만,

40~50대로 대변되는 기성 사진 소비 세대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며 모일 곳도 없이 

극소수만이 거의 개인적으로 사진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 카메라.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도 역광을 안다.

스마트폰 덕분이다.

이제 과거처럼 카메라를 사거나 공부한 사람들만 누리던 사진취미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로 모든 세대, 모든 사람들이 누리는 사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니까 취미사진이란 말은 거의 사라져 가는 문화라는 얘기이다.

엄밀히 말해 

상업적 사진이 필요한 곳 외에는 카메라가 있을 자리는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모두가 스마트폰이다.

 

 

 

 

 

 

그러함에도 나처럼 여전히 카메라를 둘러메고 시간만 나면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럼 이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과 어울릴까?

없다.

어울릴 자리는 이제 소멸 상태이다.

40~50세대를 받아줄 사진모임은 없거나  있어도 흐지부지하고

그렇다고 20~30대 사진 모임에 껴서 함께하기도 참 민망하다.

그렇다.

이젠 나 홀로 사진가들이다.

20~30대 내에서도 모이는 사람들만 모일뿐 

역시 홀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많다.

생각해 봤다.

내가 20~30대일 때도 이랬던가?

아니다.

그땐 네이버나 다음에 사진 모임이 꼭 존재했고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어렵다.

SNS.

소통하라고 만든 SNS 수단들이 이젠 상업적이고 광고와 소비의 수단이 되면서

전 세대를 통해 더 이상 취미사진인들이 누릴 공간은 없다.

개인화되어 가는 사진 문화는 안타깝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소비해 간다.

시대가 변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변할 것이란 것.

지나간 일은 지난 간대로 추억 속에 담아두고

아쉬움은 가슴속에 품고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 나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코로나를 겪고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지구는 오염되고 파괴되어 가고 있고

여전히 돈이 최고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는

우리는 이제 전 세대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만 그런진 몰라도

사진에 진심이고

누가 사진 한 장 부탁하면 최선을 다해 찍어주는 훈훈한 일상을 얻었다.

앞으로 또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제 모두가 거의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봄날을 즐기고 있다.

그 안에 우리는 추억이 될 사진을 참 많이도 찍고 있을 것이다.

사진은 이제 예술영역이 아니라 일상의 영역으로 완전히 바뀌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얼마나 또 감사하며 지내고 있는가.

2024년,

우리는 일상의 많은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을 것이다.

사진 모임은 거의 사라졌지만

사진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이 되었다.

2024년, 우리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