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흑백필름으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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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출사가 있어 갔다가
시간이 남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떼웠다.
커피숍 통유리로 햇살이 들어오는데
추운 밖과는 달리 너무나 포근하고 나른해지듯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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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서울식물원에 갔다가
간신히 한 컷 찍었다.
마곡 식물원은 사진 찍으러 갈데는 못된다.
한마디로 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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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에서 탈출하고
근처 커피숍으로 갔는데
뭔가 있어보이는 듯 아닌듯 애매모호한 커피숍이었는데
주인이 뭔가 혼자만의 자부심이 있는듯했고
커피 메뉴도 일반 메뉴보다는 고급메뉴가 많았다.
어쨌든 심심한 틈을 타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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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날에는 마땅히 사진을 찍으러 갈만한 요소가 없다.
그래봐야 무미건조한 겨울 대지의 느낌들.
그래서 흑백을 들고 오랜만에 동네 하천, 학의천을 걸었다.
오랜만에 200mm 망원렌즈를 써보았다.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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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천에서 사진을 찍다가
아직은 낮이고 뭔가 좀 아쉬워 과천대공원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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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감 없이 산책 겸 갔는데
호수에서 반짝이는 빛이 어찌나 예쁘던지.
한참을 많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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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천대공원 호수 둘레길은 하천에 떨어지는 석양빛이 이쁘다.
근데 이 날은 짙은 연무로 뿌연 하늘이래서 일몰은 없었다.
그래서 남은 몇 안되는 컷들을 마저 찍고 현상을 맡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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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필름 소진 컷들은 회사에서 셀카.
이 비싼 흑백필름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니^^;;;
봄이 되면 모델 한 명 섭외해서 흑백 인물 사진 좀 찍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