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카사진 - 한 롤 이야기
2020. 1. 16.
[Ilford Delta100] 한 롤 이야기
일요일 오후가 되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가슴이 답답해서 무작정 카메라만 들고 밖으로 나왔다. 마땅히 갈데도 가고싶은곳도 없었지만 바람을 쐬고 좀 걸어야만 이 답답한 심정의 나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때 마침 가지고 나온 필름카메라엔 흑백필름이 끼워져 있었다. *** 그냥 내가 찍고 싶은 것들을 무작정 찍었다. 내 눈에 들어오는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풍경들을 담아보았다. 해가 지면서 하늘은 때 아닌 붉은 노을을 선사해 주었지만 아, 흑백필름밖에 없구나. 그래도 아무렴어때라며 그냥 찍었다. 저녁 바람이 찼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흑백감성의 시간이었다. 뭔가 지금의 내 마음의 상태를 대변해 주는 듯도 했고 시간이 지난 후 내가 좀 정상으로 되돌아왔을 때 이 사진들을 보며 이럴때도 있었지~하는 날..